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㊴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 박성훈 자문위원장 · 이성수 회장
수정 : 0000-00-00 00:00:00
역사를 1,000년 앞당기는 유적지
“이곳 대능리 신석기 유적은 신석기 전기에 해당되는 것이예요. 신석기 전기 유적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그 규모도 작았는데, 이곳에서 39기가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한반도에 4,000여명의 인구가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에 준해 봤을 때, 이곳은 현대도시와 같은 의미를 갖는 집단거주 유적지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1,000년 앞당기는 것이예요.”
이번 호 ‘파주의 아름다운 얼굴’로 파주 신석기보존위원회를 찾았다. 이 위원회 분들이야말로, 지역과 역사와 미래를 아우르며, 어렵지만 꿋꿋하게 향토사랑을 실천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를 찾아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보존위원회의 박성훈 자문위원장이 대능리 신석기 유적지의 역사적 가치를 웅변했다.
더구나 지금 발굴된 39기의 집터는 56번 국지도 건설 지역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 양쪽으로는 아직 지표조사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일대를 발굴 조사한다면 그 이상의 집터와 유물들이 발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능리 신석기 유적지가 파주 랜드마크가 되길”
문화재정 매장문화재평가위원회에서도 88.98이라는 점수로, 이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법원읍 대능리 신석기 전기 유적지의 역사적 가치로는 (1) 신석기 시대 주거유적지로는 최대라는 점, (2) 집터 모양이 다른 유적지와 다른 돌출형 모습을 갖고 있다는 것, (3) 희귀한 편인 신석기 전기 유물이 발굴될 수 있는 대형취락지라는 점, (4) 선사시대 유물이 강 주변에서 발굴되는 반면 한반도 내륙 중서부지역에서 집단거주를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개착식 방식으로 결정되어 도로 공사 진행 중
2014년 파주 조리-법원간 56번 국지도 공사중 신석기 전기 집터와 유물이 대량 발견되었다. 이에 공사가 중단되었고, 이후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6차에 걸친 회의를 거쳐 2015년 7월 경기건설본부에서 제안한 개착식 구조로 복원키로 했다.
▲대능리 신석기유적지에서 발굴된 토기
개착식 방식은 집터와 유물을 다른 곳으로 옮긴 후, 국지도로를 건설한 후, 이 도로 위에 터널방식으로 지붕을 얹혀 유물을 복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발굴지 위로 다리를 놓아 도로를 건설하는 방식이나(교량식), 발굴지 옆으로 도로가 우회하는 방식(우회식), 유적지 밑으로 도로를 내는 방법(굴착식) 모두 예산 문제로 선택되지 않았다.
파주의 지도와 역사를 바꿀만큼 큰 지역사안인데도, 지역에서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서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신석기보존위원회 박성훈 자문위원장과 이성수 회장과의 인터뷰를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Q 39기중 2기의 집터만 살린다는데 그것이 원형복원인가?신석기보존위원회에서 복원을 주장하기에 공사가 지연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A. 복원과 지연은 아무 관계가 없다. 지금 현재 개착식으로 결정되었으므로, 터널이 만들어져야 유물복원 작업이 된다. 터널공사는 계획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개착식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터널위에 만들어지는 유물복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 터널 위에 집터 2기만 이전하겠다는 것은 복원이 아니다. 39기 집터를 모두 복원해야하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문화재청과 파주시에 의견을 내고 있을 뿐이다.
Q 현재 개착식 복원에 대한 의견은?
A 터널 구간을 50m로 짓고 있는데, 이 공간에 39기를 모두 복원하기 어렵다. 시흥 능곡신석기유적지는 26기를 복원하는데 97m의 터널을 만들었다(개착식). 그런데 50m구간을 정해 놓으니, 39기를 복원할 수 없고, 그래서 파고라 2개와 움집터 2개만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복원이 아니라고 본다.
Q 집터 39기를 모두 복원하는 방법은?
A 집터 2기만 복원한다고 해서, 도의원도 찾아가고, 국회의원도 찾아갔다. 문화재청도 찾아가고, 신문고에도 민원을 넣었다. 문화재청에 터널 구간을 117m로 해서 39기를 복원하자고 제안한 상태이다. 지금과 같은 50m터널 구간에 39기를 앉히다면 다닥다닥 붙게 된다. 39기가 복원되어도 소로길 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신석기 유적지라고 방문을 와도 관찰할 수 없다. 그러니 현재의 안에서 좌우를 조금만 확장하면 39기를 모두 복원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그늘막, 잔디, 화장실 등을 설치하여, 견학을 제대로 할 수 있다.
Q 법원읍 주민들의 의견은 어떤가?
A 법원읍 주민들은 유적지도 살리고 도로도 살리자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1,300명의 탄원서를 받았다. 현재의 개착식방식이 2기만 복원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주민들도 놀라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제시한 것이 117m이다. 우리 안에 대해 문화재청에서 답이 있을 것이다.
“연천하면 전곡선사유적지를 떠올리듯이, 우리 파주도 대능리 신석기공원이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신석기 보존위원회에서 암사동 선사주거지를 찾았다.(제일 위 첨부파일을 클릭해서 다운 받으시면 ‘암사동 선사주거지 시설안내도’를 더 크고 자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A 예산이 없어서 도로가 늦어진다고 서명을 한 적이 있다. 2014년 12월에. 1,400여명이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안다. 나도 했다. 그 때는 신석기 유적 복원 반대가 아니었다. 도로 건설이 예산 때문에 중지되지 않도록 서명한 것이었다. 대능릭 신석기 유적지의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 동네에서 누군가가 신석기 유적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해야하지 않겠나하는 의견을 냈다. 그래서 <신석기 사랑회>를 만들었다. 월 1회 모여 다른 지역 유적지 보존 사례를 찾아다녔다. 전곡, 시흥, 대전선사유적지를 답사했다. 경비는 1인당 50만원씩 회비를 내어 활동하고 있다. 이후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로 개칭하고, 총 16명 회원으로 임의단체 등록을 했다.
Q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 이후 활동은?
A 대능리 신석기 집터가 잘 복원되는 것이다. 이 일은 역사책이 바뀌는 일이다. 신석기 유적지로 파주시 법원읍이 국사책에 기록되는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일이 예산 때문에 복원이 안된다면 말이 안되는 일이다. 개착식으로 하되, 유적지를 원형복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돈 몇 십 억, 몇 백 억 때문에 천년 역사를 엎을 것인가? 더구나 터널 공사비 전체가 92억이다. 이 예산중 문화재복원 비용은 15억에 불과하다. 15억으로 6,000년 전 역사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복원이 가능하도록 운동을 펼치면서 예산이 증액되도록 해야한다.
▲대능리 신석기 유적지의 역사적 가치를 설명하는 이성수 회장.
대능리 신석기 유적지의 진짜 주인은 마을사람들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 이성수 회장과 박성훈 자문위원장은 파주의 이미지가 바뀌었으면 했다. 대능리신석기유적지가 파주의 랜드마크가 된다면, 지역의 수많은 역사유적지와 문화재 등과 어울려져 파주가 진정한 문향의 도시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우리 파주가 연풍리, 용주골 같은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인식된 것을 바꾸고 싶습니다. 연천하면 전곡선사유적지를 떠올리듯이, 우리 파주도 신석기 유적지, 대능리 신석기공원, 신석기 박물관, 신석기 축제가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이 대능리 신석기 유적지는 신석기보존위원회나 법원읍 주민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유적지가 공공재인데, 공공재라면 국가가 해야할 일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시민들이 복원하고, 보존하겠다는데, 발전을 저해한다고 욕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아요?”
신석기보존위원회는 발굴된 유적지를 원형 보존할 것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원형보존이 된 이후에는 시민펀드를 조성해서라도 주변 미조사지 발굴도 노력하고, 유적지 연구와 해설사 교육도 하고, 마을 주민들이 순번대로 나가서 풀뽑는 봉사도 하고...이것이 진정한 마을 발전, 파주 발전이 아닐까?
▲전곡 선사유적지의 구석기 축제를 벤치마킹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두 분의 뜨거운 열정으로 그려진 공원이 보였다. 대능리신석기 공원에 경기, 서울 지역 아이들이 역사 공부를 하러 줄지어 오고, 역사를 지켜온 마을 사람들이 이들을 맞이하고, 초리골과 자운서원을 안내하고...파주 공기에 문향이 짙어지는 그림이었다.
글 임현주 · 사진 박찬우
자료 사진 파주신석기보존위원회
#44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